"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어떠한 현상에 대해 '무엇 때문에 무엇이 존재한다'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뤄질 때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아울러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블리자드와 'e스포츠'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탄생시킨 한국e스포츠협회와의 상관관계를 매우 적절히 설명하는 표현이기도 하죠.
지난해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 공개와 더불어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던 블리자드의 e스포츠 시장 진출.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대한 지적재산권 및 방송중계권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한국e스포츠협회를 비롯한 온게임넷, MBC게임 등과의 협상도 비밀리에 진행되는 등 서로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블리자드코리아가 올해 천안에서 문화관광부 주최로 열리는 '제2회 문화관광부장관배 전국아마추어 e스포츠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 <스타크래프트>가 빠진 대회로 치러질 예정이어서 또 한번의 파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첫번째 대회 때와는 다른 '공식 종목' 선정 방식의 변경이 빌미가 됐습니다.
지난해에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종목의 인기도에 따라 게임을 선정했지만, 올해는 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2009년부터는 '대통령배'로 승격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식 종목' 선정에 대한 공정성 확보 차원으로 주최측이 정식 공고를 내고 종목 선정을 실시했습니다.
이에 블리자드코리아는 지난해 11월 28일부터 12월 20일까지 진행된 종목 선정 공고에 갑작스레 달라진 시스템과 일정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결국 '제2회 문화관광부장관배 전국아마추어 e스포츠대회'에서 <스타크래프트>가 빠지게 되는, 실로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리자드가 한국e스포츠협회와 온게임넷, MBC게임 등 방송사와 진행중인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저작권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대회 불참의 주요 원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게임업계와 e스포츠팬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한국e스포츠의 발전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게임으로 활용된 이상, 또한 한국e스포츠협회가 지난해 방송 중계권을 팔았던 것을 감안하면, 자사의 게임으로 이익을 얻는 행위에 대해 권리를 찾겠다고 나선 블리자드의 저작권 요구는 당연하다는 해석과 400만장에 달하는 <스타크래프트> 패키지를 구매했고,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뛰어넘어 'e스포츠'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은 한국 유저와 한국e스포츠협회인데 뒤늦게 저작권을 요구하는 것은 블리자드의 지나친 욕심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스타크래프트>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e스포츠협회가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니냐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있었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가 세계적으로 e스포츠 시장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개척한 것 아니냐는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양자간 감정 대립은 결국 '돈문제'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프로 e스포츠 시장에 국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업계 분위기 입니다. 대한민국을 e스포츠 열풍 속으로 몰아넣을 순수한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에 까지 이러한 여파가 반영되는 것은 국내 e스포츠팬을 무시한 처사라는 겁니다.
<스타크래프트>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
여러분은 '닭'과 '달걀' 중 누가 먼저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재훈 jh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