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음악에 대한 부분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배경음악부터 여러가지 효과음 등이 조화되면서 게임에 대한 재미를 더욱 올려주는 것. 그것이 게임음악이다. (게임음악의 중요도를 모르는 게이머라면 스피커 볼륨을 꺼보면 알 것이다.)
이런 중요도를 알고 게임음악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게임앤사운드’라는 업체다.
유저들이라면 단순히 흘려 듣고 넘어갈만한 부분이지만 게임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음악. 이것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있는 ‘게임앤사운드’에서 김은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게임앤사운드을 설립한 계기는 무엇인가?
게임사운드는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대충 음악이나 효과음을 만들어서 게임에 삽입하는 것보다 게임에 대한 이해와 음악성을 같이 가지고 있어야 게임성이 더 잘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앤사운드를 설립하게 됐다.
-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나?
처음 시작은 엔씨소프트와 조이온 등의 게임개발사에서 사운드 분야를 전담하고 있던 3명이 모여 2004년에 설립했다. 각자 각 회사에서 게임 사운드 제작했던 실무자였기에 게임음악하나는 확실하다는 생각과 자신감으로 뭉친 것 같다. 지금은 5명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프로젝트 별로 더 도움을 주고 있는 분들이 있다.
-사운드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프로젝트를 착수하면 해당게임을 해보고 기획서를 받아 게임에 대한 음악을 미리 생각해보고 아니면 보유한 자료 등을 통해 영상에 음악을 입혀서 보내준다. 그렇게 반복을 해서 괜찮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그에 대한 음악제작을 시작하게 된다.
-지금까지 제작해온 게임음악들 중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2004년부터 지금까지 약 60여 개의 게임을 작업했다. 대표적이라면 거상, 리니지, 리니지2부터 샤이야, 군주, 타임앤테일즈, 카발온라인, SUN, 아틀란티카, 풍림화산, 슬랩샷 등이 있다.
-게임에서 사운드는 상당히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제작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일단 게임에 어울리는 것을 맞추는 것은 기본이다. 이것은 방향성에 맞춰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음악을 독특하게 돋보이게 하려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깔려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서 돋보이게 하려는 것은 게임성을 해치는 것인데, 횟집을 비유하자면 게임이 회라면 게임음악은 무채일 뿐이다. 물론 디맥 같은 음악게임의 주인공이 음악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음악은 바닥에서 게임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게임음악에서 괜찮다 라는 평가가 나오려면 리소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운드 시스템이 좋아야 한다. 같은 효과음이라도 어떻게 연출되는지 어떤 필터를 거치는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음악이 심금을 울릴 만큼 좋더라도 게임음악으로써는 80점뿐이다. 연출을 비롯한 사운드 시스템이 뒷바침해야 100점이 되는 것이다.
-게임을 즐겨보면서 각 게임들의 음악에 대한 것을 분석해볼 텐데 게임음악이 최고인 게임을 선정한다면?
최근에 온라인 게임 중에서 꼽으라면 단연 헬게이트:런던인데, 연출적인 부분이 특히 돋보인다. 최근 음악의 트랜드라고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와 일렉트릭을 조합해 진부하지 않고 참신하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헬게이트:런던이 설정상 비슷한 지역을 계속 탐험하는데 이것을 배경음악으로 처리했으면 굉장히 지겨웠을 텐데,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음악의 사용빈도를 줄이고 볼륨을 앰비언스(Ambience)로 묵직하게 채웠다. 동굴의 웅웅거리는 느낌부터 여럭지 환경음으로 꽉 채워 귀가 지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효과음이 정말 많다. 예를 들면 불 소리만 해도 타 게임이라면 한두가지로 사용할 것을 드럼통 터지는 소리나 장작타는 소리 등 확인한 것만 10여가지 이상이었다. 유저들이라면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느끼지 못할 만한 것까지 정말 세밀하게 처리했기에 헬게이트:런던은 100점에 가까운 사운드가 됐다.
-과연 이런 게임음악이 국내 게임들에서도 느낄 수 있을까?
사실 외국의 게임개발사 역시 국내 게임사와 비슷하게 한 두 명 정도의 사운드 제작자가 있다. 하지만 외국 게임사는 하나의 게임이 나올 때까지 그 한 두 명이 게임 하나에 매달린다. 특히, 외국 게임사의 경우 이 것을 연출하고 싶다 했을 때 시스템 적인 부분에서 오픈마인드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하지만 국내 개발사의 경우 개발시간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은 힘들지 않나 싶다.
-그럼 사운드 제작기간은 보통 얼마나 되나? 시간이 매우 적은 것인가?
보통 하나의 게임에 1년 정도를 들일만큼 많은 공을 들이는 게임들이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경우 첫 테스트를 하겠다 라고 계획한 시기 중 2~3개월 정도 되야 그때서야 사운드 제작을 시작해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초창기에는 우리 역시 그렇게 제작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인식변화가 되고 있어서 음악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업체들이 생기고 있다.
-소리의 개수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국내 게임들은 그렇게 음악을 사용하지 않는 것인가?
유저들이 소리에 대해 괜찮다라고 느끼는 게임들의 경우 효과음은 수천 개 이상이고 배경음악 역시 20여곡 이상이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게임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은 500개에서 음악 10여 곡 정도를 사용하려 한다. 한편으로는 개발비용의 압박과 개발시간 부족 때문에 게임개발에서 가장 도외시되는 음악부분을 줄이려고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봤을 때 효과음이 700개 이상이 들어가야 해서 ‘700개 정도 사용한다’고 견적을 해줘도 무조건 500개 이하를 요구하는 업체들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게임의 퀄리티를 위해 무상으로 200여개 이상을 더 제작해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결국 개발일정에 밀려 더 사용하지 않고 끝내버리더라. 이럴 때는 너무 안타깝다.
-게임음악을 제작할 때 힘든 점이 있다면?
게임에 안 맞는 경우라도 무조건 컨셉에 따라 맞추려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동양풍 컨셉이라도 굉장히 캐주얼한 느낌을 주는 게임인데 기획이 동양풍이니 동양적인 느낌을 넣어달라는 식으로 요구할 때 제작자 입장으로써는 난감하다. 이런 문제들은 처음 시작할 때 미리 게임사 측에 어필해두지만 아직 한국 게임시장의 실정상 힘들긴 하다. 그리고 방금 전에 언급한 제작기간 때문에 음악을 만족할 만큼 제작하지 못할 경우도 아쉽다.
게임앤사운드의 김은일 대표
-게임음악의 시장이 생긴 것은 얼마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업체들도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닐텐데…
3년 전에 포털 사이트에서 게임음악이라고 검색해보면 전문업체들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급속도로 늘어나서 15곳 이상 나오더라. 그만큼 한창 성장하고 있는 중인데 영화나 가요의 제작을 전문으로 하던 업체들이 돈벌이를 위해 게임음악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어 문제다.
게임업계도 2년 전만큼 호황은 아니지만 영화나 가요 시장에 너무 불황이기에 상대적으로 게임음악이 커 보인 것도 있고 게임음악을 너무 하찮게 보고 발을 들이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이런 업체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게임사도 많은데 새로 시작하는 업체들이라면 조금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은 해외 뮤지션을 사용해 개발해 이를 내세울 만큼 국내 게임음악시장이 빈약하다. 하지만 이제 계속 성장하고 인지도를 얻어가는 만큼 중국이나 일본부터 북미 유럽까지 인정받는 게임음악 전문 업체로 성장하고 싶다.
/이현호 기자 L22hyunho@



